마호파/남

[초록빛 바람에 마음을 싣고] 레녹스 SSR

닉네임칸 2020. 12. 31. 00:22

상냥한 거짓말이 보여준 밤하늘 1화

 

 

 현자

 

음~! 자연의 향기가 나요...

역시 레이타 산맥은 공기도 정말 맑고, 기분 좋은 곳이네요.

 

 

오늘 내가 레이타 산맥을 찾은 이유는,

몇 시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자님은 평소에 의뢰를 처리하느라 바쁘니 피곤할 거다』 라며,

 

마법사의 마법사들이 나에게

제대로 된 휴가를 보낼 수 있도록 배려해준 것이다.

 

 

 현자

 

(나를 챙겨준 건 좋지만, 일정이 없는 것도 마음이 편치 않네)

 

응? 저건, 남쪽 마법사들?

 

 

 미틸

 

아, 현자님. 안녕하세요!

 

 

 현자

 

안녕하세요.

레녹스, 굉장히 큰 짐이네요. 어디 가시나요?

 

 

 레녹스

 

네. 남쪽 나라의 레이타 산맥에

방목하는 동료가 도움을 청해서요.

 

 

 루틸

 

저희는 레노 씨를 배웅하러 왔어요.

맞다, 도시락 꾸러미에 간식도 넣었으니까,

그쪽에 가면 먹어주세요.

 

 

 미틸

 

물통의 차는 제가 만들었어요!

피로회복에 좋은 허브차예요.

 

 

 레녹스

 

그래, 두 사람 다 고마워.

 

 

 피가로

 

모두에게 안부 전해 줘.

뭔가 곤란한 것 같으면 나중에 알려줘.

 

 

 레녹스

 

네, 알겠습니다.

 

 

 현자

 

레이타 산맥인가요...

그러고 보니 전에 삵을 닮은 야생동물을 봤었어요.

정말 귀여웠어요.

 

 

 레녹스

 

요즘 시기에는 오코죠(족제비)를 닮은 동물도 볼 수 있어요.

 

 

 현자

 

그런가요? 분명 귀엽겠지...

 

 

 레녹스

 

현자님은 지금 휴가 중이셨죠.

괜찮으시면 저와 함께 가지 않겠습니까?

 

당일치기 예정이라

관광 같은 건 제대로 못 할 수도 있지만요.

 

 

 현자

 

네? 하지만 일에 방해가 될 것 같 같아서...

 

 

 레녹스

 

전 괜찮습니다. 그렇게 오래 걸릴 일은 아니니까요.

 

 

 피가로

 

모처럼이니 느긋하게 갔다 와, 현자님.

레노와 함께면 멀리 나가도 걱정 없을 테니까.

 

 

 레녹스

 

남쪽 나라는 느긋하게 보내기에 딱이라고 생각해요.

현자님이 괜찮으시다면, 이지만.

 

 

 현자

 

... 그럼, 호의를 받아들여도 될까요?

 

권유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레녹스!

 

 

 레녹스

 

저야말로 현자님의 휴가에 함께할 수 있어서 기쁘네요.

볼일이 끝나면, 산책이라도 해요.


상냥한 거짓말이 보여준 밤하늘 2화

 

 

 레녹스

 

오래 기다리셨죠, 현자님.

 

 

 현자

 

레녹스의 용무는 다 끝났나요?

 

 

 레녹스

 

네. 원래 금방 끝나는 간단한 도움이었으니까요.

 

 

 현자

 

(양치기 씨도 엄청 고마워했고,

분명 레녹스라서 이 시간에 끝난 거 아닐까)

 

그럼, 얼른 산책하러 갈까요

 

 

 레녹스

 

현자님, 손을 주시겠어요?

이 근처의 산길은 길이 험하니까, 저를 잡아 주세요.

 

 

 현자

 

감사합니다.

레녹스는 주변을 정말 잘 챙기는 것 같아요.

 

 

 레녹스

 

그런가요?

양을 많이 돌보고 있다 보니,

길을 잃지는 않았는지, 신경 쓰는 버릇이 생겼을지도 모르겠네요.

 

... 아.

현자님, 잠깐 실례하겠습니다.

 

 

 현자

 

무슨 일 있나요?

 

 

 레녹스

 

네, 광석을 찾아서...

여기를 햇빛에 비춰보세요.

 

 

 현자

 

... 와, 대단해요!

이 돌 반짝반짝 빛이 나네.

 

 

내가 들고 있는 돌을,

레녹스도 뒤에서 살짝 들여다본다.

 

 

 현자

 

별 하늘을 가둔 것 같네요.

 

 

 레녹스

 

별 같고 예쁘네요.

 

 

 현자, 레녹스

 

 

 

 현자

 

아하하, 똑같이 말했네요.

 

 

 레녹스

 

그렇네요...

이 광석을 이런 곳에서 발견한 건 엄청 드문 일이에요.

 

괜찮으시면 현자님이 가지고 계셔주세요.

 

 

 현자

 

괜찮나요? 감사합니다.

이 산의 천연석일까...

 

 

 레녹스

 

그러고 보니 현자님은 동물을 보고 싶다고 하셨었죠.

이 근처에서 흔하게 볼 수 있어요.

 

 

 현자

 

... 아, 있다!

역시 삵을 닮아서 귀여워...

 

 

 레녹스

 

하하, 무사히 찾아서 다행이에요.

 

 

 레녹스

 

너무 늦어져 버렸네요. 피곤하지는 않나요?

 

 

 현자

 

괜찮아요. 저야말로 감사했습니다.

 

 

 레녹스

 

저도 엄청 즐거웠어요.

아쉽지만 슬슬 돌아갈 채비를 해볼까요.

 

 

 현자

 

(광석도 깨지지 않게 잘 싸서 가져가야지.

핸드폰이 있었으면 노을 진 경치도 찍어갈 수 있었을 텐데...)

 

(정말 충실한 하루였어...)

 

 

 레녹스

 

...

 

곤란하네

 

 

 현자

 

무슨 일 있나요?

 

 

 레녹스

 

요정이 물통을 숨겨버린 것 같아요.

 

 

 현자

 

앗! 그건 전에 말해준 물건을 숨기는 장난꾸러기 요정인가요?

 

 

 레녹스

 

네. 죄송합니다, 현자님.

물통 찾는 걸 도와주실 수 있나요?

 

 

 현자

 

물론이죠!


상냥한 거짓말이 보여준 밤하늘 3화

 

 

 레녹스

 

요정이 숨긴다면 이쯤이 아닐까 싶은데...

 

 

 현자

 

꽤 산을 올라야 하네요.

물통... 안 떨어져 있네...

 

 

시야 가득 하늘의 별이 빛난다.

뻥 뚫린 밤하늘은, 금방이라도 쏟아질 듯 반짝임이 넘치고 있었다.

 

 

 현자

 

굉장해... 별이 손에 닿을 것 같아.

 

 

 레녹스

 

현자님은 별을 좋아하시나 봐요.

마법사에서도 밤하늘을 자주 올려다보는 것 같았어요.

 

 

 현자

 

글쎄요.

하지만, 산은 공기도 높이도 마법사와는 전혀 다르니깐, 굉장히 신선해요!

 

 

 레녹스

 

다행이네요, 현자님.

 

 

 현자

 

네?

 

 

 레녹스

 

아뇨, 물통은 찾았어요.

가방 안쪽에 들어 있어서 못 봤던 것 같아요.

 

 

 현자

 

있었군요!

 

(혹시 일부러 산에 남게 해 준 건가...?)

 

... 고마워요.

정말 예쁜 하늘이에요.

금방이라도 별이 떨어질 것 같아요.

 

 

 레녹스

 

네, 정말로요.

 

 

 현자

 

이 세상의 밤하늘은

별이 정말 많이 보여서 저도 모르게 빠져드네요.

 

저기 늘어선 별들은, 오리온자리를 닮았으려나.

제 세계의 별자리인데 보이나요?

 

 

 레녹스

 

네, 보입니다.

밝고 예쁜 별이네요.

 

 

 현자

 

그러고 보니 제 세계에서는 별똥별이 엄청 희귀해서,

보고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고 하더라고요.

 

이쪽에서는 어떤가요?

 

 

 레녹스

 

글쎄요. 전 그렇게까지 별을 잘 알지는 못 해서...

 

 

내 물음에 답하듯 별이 하나,

새하얀 꼬리를 남기며 휙 하고 지나갔다.

 

 

 현자, 레녹스

 

아, 별똥별

 

 

 현자

 

아하하!

또 똑같았네요, 레녹스.

 

 

 레녹스

 

오늘은 의견이 잘 맞네요.

그건 그렇고 너무 빨라서 소원 빌 틈이 없었네요.

 

 

 현자

 

순식간이었죠.

그래도 별똥별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레녹스

 

그렇네요...

오늘은 좋은 날이었어요.

 

별을 바라보면서, 이제 천천히 돌아갈까요.

하늘에서 보는 별은 또 다르게 보일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