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남자의 방식] 브래들리 SSR
운세의 함도 걷어차버리고 1화 (함 艦: 군함, 배)
미틸
와아, 현자님.
이거 엄청 좋은 카드예요!
현자
정말요? 아싸!
바람 한 점 없는 오후.
나와 미틸은 분수 가장자리에 늘어놓은 카드를 사이에 두고 들떠 있었다.
브래들리
네 녀석들, 이런 데서 뭐 하는 거냐.
현자
안녕하세요, 브래들리.
미틸이 오늘의 운세를 봐달라고 했거든요.
미틸
스노우 님과 화이트 님이 가르쳐주신 카드점이에요.
브래들리 씨도 점쳐드릴까요?
브래들리
헤에, 네가 영감들처럼 점칠 수 있을 것 같진 않은데?
미틸
음...
이래 보여도 다른 사람들의 평판은 좋다고요.
제대로 점칠 테니까 두고 보세요!
나에게 해준 것처럼,
미틸은 분수 가장자리에 카드를 뒤집어 늘어놓는다.
흥미가 생겼는지 브래들리는 그 옆에 털썩 앉았다.
미틸
여기 있는 카드 중에서 맘에 드는 걸로 세 장 고르세요.
그게 오늘 브래들리 씨의 운세예요.
브래들리
흐응, 겉보기는 그럴싸하잖아?
자, 골랐다고.
미틸
... 으음, 첫 번째 카드는 「길」이네요.
길이 중간에 갈라져 있는 게 이별을 암시하고 있어요.
두 번째는... 「습격」이에요.
이건 뜻밖의 재난이 닥칠 카드예요.
브래들리
이별에 재앙인가...
네놈의 점이 정말이라면 난 오늘 죽어도 이상하지 않아.
미틸
아, 아직 몰라요!
중요한 건 세 번째 카드니까요.
......!
이건...
현자
어라, 아무것도 안 그려져 있네요.
미틸, 이건 대체...
미틸
「백(白)」의 카드예요...
이건 예측할 수 없는 나쁜 일이 일어남을 의미하는...
미틸, 현자
......
브래들리
왜 네 녀석들이 그런 낯짝을 하는 거야.
점쳐진 건 나인데.
미틸
하지만 이런 나쁜 카드만 나왔다가,
정말로 맞아 버리면...
브래들리
하, 이런 카드 따위로 내 운명이 따라갈 리가 없잖ㅇ...
푸에취!
미틸, 현자
......!
현자
이럴 수가...
바람도 안 불고 후추도 안 뿌렸는데...
미틸
혀, 현자님.
이거 아까 점괘의 결과가...
현자
첫 번째 카드의 의미가...
미틸, 현자
... 이별...
-
미틸
브래들리 씨, 아직 안 돌아오셨네요.
멀리 날아가 버린 걸까요...
현자
으음, 글쎄요...
그래도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네요.
미틸
맞아요...
그런 운세 뒤에 사라져 버렸으니, 아무래도 신경이 쓰이는 것 같다.
미틸의 접시가 좀처럼 비워지지 않는다.
미틸
잘 먹었습니다.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현자님.
현자
(... 어라, 뭐지?
남은 빵을 들고 어딘가 가는 것 같은데...)
운세의 함도 걷어차버리고 2화
슬쩍 뒤를 쫓아가니 미틸은 응접실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안절부절 못 하며 뭔가를 기다리는 듯 한 모습에, 혹시나 하고 말을 건다.
현자
브래들리를 기다리고 있는 건가요?
미틸
현자님!
... 네, 아무래도 신경 쓰여서요.
브래들리 씨가 날아가 버린 건,
제 운세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고, 분명 배가 고플 거 같아서...
그래서 여기서 빵을 들고 기다리고 있었어요.
현자
(미틸...)
... 브래들리는 분명 괜찮을 거예요.
그러니까 같이 믿고 기다리죠!
미틸, 현자
......
기도하듯 주먹을 불끈 쥐고 브래들리를 기다린다.
미틸과 둘이서 그가 무사하기를 바라며...
브래들리
뭐야, 둘이 모여서.
또 점이라도 보는 거냐.
현자
브래들리!
미틸
브래들리 씨!
현자
다행이야, 무사했군요.
우리 브래들리를 기다리고...
... 브래들리, 왠지 옷이 엄청 더러운 거 같은데요?
브래들리
아아, 이거? 피가 튀었어.
날아간 곳이 마물들의 소굴이라, 한바탕 싸우고 왔거든.
미틸
마물의 소굴...!
현자
(분명 두 번째 카드는 「습격」이었지...)
미틸
... 죄송해요.
제가 점을 치는 바람에 큰일을 겪어서...
브래들리
하아? 왜 너 때문이야.
이건 빌어먹을 재액의 상처 때문이지.
미틸
그래도 첫 번째와 두 번째 카드의 의미와 똑같은 미래가...
브래들리
그거랑 이건 상관없어.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라고.
미틸
하지만...
브래들리
... 거참, 시끄러운 녀석이네.
네가 그렇게 점을 좋아한다면 증명해 줄게.
내가 네놈의 운세 같은 것에 흔들리지 않는
강운의 소유자라는 것을 말이야.
그렇게 말하고 브래들리는 총을 꺼낸다.
원래의 장총과는 다른 짧은 총이다.
내가 살던 세계의 경찰관이 가진 것과 비슷하다.
브래들리
이 녀석은 총알이 한 발만 들어있지.
방아쇠를 당겨 발사가 되냐 안 되냐로 운을 시험하는 거야.
어때 재밌겠지.
현자
그런... 위험해요!
미틸
맞아요. 세 번째 카드는... 읏
예측할 수 없는 나쁜 일이 일어난다고 하던 하얀 카드가 스쳐간다.
하지만 브래들리는 표정 하나 바뀌지 않고,
여유로운 미소로 총신을 쓰다듬었다.
브래들리
말했잖아, 이 몸은 강운의 소유자라고.
알았냐, 잘 봐 둬.
익숙한 솜씨로 총구를 관자놀이에 갖다 대며,
아차 싶었을 때는, 브래들리가 방아쇠를 당기고 있었다.
운세의 함도 걷어차버리고 3화
브래들리
알겠냐, 잘 봐 둬.
미틸
브래들리 씨!
브래들리의 손가락이 움직이는 걸 보자,
온몸에서 핏기가 가신다.
하지만 큰방에 울린 소리는,
총성이 아니라, 찰칵하고 탄창이 돌아가는 소리뿐이었다.
현자
... 비었어...
브래들리
어때, 이걸로 알았겠지.
미틸
...
......
정말이지, 브래들리 씨!
왜 이렇게 무모해요!
브래들리
하? 왜 화내는 거야.
미틸
걱정했기 때문인 게 당연하잖아요!
만약 정말로 총알에 맞았더라면...
브래들리
......
현자
브래들리가 날아간 뒤로 미틸이 계속 걱정했거든요.
큰일을 당할까 봐, 배가 고프지는 않을까,
본인의 빵을 브래들리에게 갖다 줄 정도로...
브래들리
그런가. 조금 배고팠던 참이야.
그건 받아간다.
응, 맛있네.
미틸
... 에헤헤, 다행이에요.
네고 씨가 만들어준 빵은 언제나 맛있으니까요!
브래들리
그것만이 아냐.
미틸
에?
브래들리
이 빵은 네가 날 위해 아껴둔 거니까 당연하잖아.
미틸의 머리를 헝클어지도록 휘저었다.
브래들리는 말 그대로 기쁜 모양이다.
미틸도 쑥스러운 듯 그걸 받아들였다.
현자
... 근데 아까는 깜짝 놀랐어요.
정말 총알이 나오면 어쩔 생각이었어요?
아무리 브래들리가 강하다고 해도 크게 다치면...
브래들리
뭐야.
네 녀석도 내 운을 안 믿었냐.
현자
그런 건 아닌지만요.
그래도 걱정은 된다고 할까...
브래들리
... 흥.
저런 허세에 속아 넘어가 다니,
네 녀석도 남쪽 꼬맹이도 아직 멀었군.
현자
네? 허세?
지금 허세라고 했어요?
(설마 처음부터 총알이 안 들어간 건 아니겠지...)
브래들리
자질구레한 건 신경 쓰지 마.
그것보다 이 몸은 배가 고프시다.
저런 빵만으로는 진정이 안 될 정도야.
현자
아니, 근데...
브래들리
시끄럽네.
네 녀석도 식사에 어울려라.
얼른 안 오면 놓고 간다, 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