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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훔친 사랑의 행방] 브래들리 SSR

닉네임칸 2021. 6. 3. 18:15

그가 교묘하게 훔친 것 1화

 

 

 브래들리

 

영주 아들의 결혼식쯤 되니까 요리도 거창하군.

 

 

 스노우

 

호호호.

거리의 사람들도 무사히 오늘을 맞이할 수 있게 되어 기뻐하고 있구나.

 

 

 화이트

 

그대들이 열심히 임무를 수행해준 덕분이라네.

현자도 마음껏 즐기거라.

 

 

 현자

 

네.

일단은 맛있는 걸 많이 먹으려고요!

 

 

영주의 의뢰로 방문한 호숫가의 거리에서,

무사히 임무를 마친 우리는 그의 아들의 결혼식에 참석하고 있었다.

 

보기만 해도 두근거리는 먹음직스러운 고기 요리에 눈독을 들였다.

하지만 접시에 담으려는 순간, 큰 손에 큰 접시를 통째로 빼앗기고 말았다.

 

 

 현자

 

앗...!

 

 

 브래들리

 

꾸물거리고 있으면 다 먹어버린다.

오, 좋은 고기를 쓰는구만. 이거 먹을 만하네.

 

자, 현자. 너도 나눠줄게.

이거랑, 이거랑... 그리고 이것도.

 

 

 현자

 

(전부 색을 위해 곁들여진 채소야...)

 

 

 스노우

 

호호호.

오늘의 브래들리는 착한 아이구나.

경사스러운 일이야.

 

착한 아이인 김에, 브래들리~쨩!

나에게 저쪽 고기 좀 갖다 줘.

 

 

 화이트

 

나는 저쪽의 생선이 먹고 싶어~

 

 

 브래들리

 

귀여운 척하지 마.

불쾌하다고.

 

 

 스노우, 화이트

 

브래들리 쨩 좀생이~!

 

 

 현자

 

아하하.

스노우랑 화이트의 몫은 제가 가져올까요?

... 아. 브래들리, 뒤!

 

 

 브래들리

 

아?

 

 

 소녀

 

... 앗!

 

 

말을 거는 게 늦어, 어린 소녀가 브래들리의 다리에 돌격해 버렸다.

매섭게 돌아서는 그에, 소녀의 어깨가 흠칫했다.

 

 

 브래들리

 

... 뭐야, 이 쪼만한 건.

 

 

 소녀

 

죄... 죄송합니닷!

... 앗!

 

 

사과와 동시에 황급히 떠나려 했지만, 소녀의 다리가 꼬인다.

당장이라도 넘어질 것 같은 그녀의 팔을 브래들리가 잡았다.

 

 

 브래들리

 

위태위태한 아가씨로군.

다치고 싶지 않으면 앞으로 똑바로 보고 다녀라.

 

 

 소녀

 

......

... 고, 고마워요...

 

 

 스노우

 

화이트 쨩, 봈어?

그 아이의 빨개진 얼굴!

 

 

 화이트

 

봤어 봤어! 봐봐, 현자 쨩.

저런 작은 아이까지 홀리다니, 브래들리는 너무 죄 많은 남자 아니니?

 

 

 현자

 

으음...

 

 

 브래들리

 

실없는 소리 하지 마.

꼬맹이를 다치게 하면, 시끄러웠을 건 네 녀석들이잖아.


그가 교묘하게 훔친 것 2화

 

 

적당히 식사를 즐긴 우리는,

많은 디저트들이 즐비한 테이블로 와 있었다.

 

 

 스노우

 

현자 쨩.

이쪽 무스가 새콤달콤해서 맛있어.

 

 

 화이트

 

현자 쨩.

나에겐 저 3단 접시의 맨 위쪽에 있는 것을 집어줄래?

 

 

 현자

 

네, 여기요.

브래들리도 뭔가 좀 드실래요?

 

어라, 브래들리가 없어...

 

 

 스노우

 

그 녀석이라면, 저기 있단다.

혼자 술을 즐기고 있지.

 

 

 화이트

 

이만큼의 과자를 앞에 두고 아깝구먼.

 

 

 현자

 

저 잠깐 말 좀 걸어 보고 올게요.

 

 

 현자

 

브래들리.

괜찮으시면 단 것도 드시겠어요?

 

 

 브래들리

 

오, 비터 초코에 말린 과일이라니, 꽤 재치 있잖아.

 

 

 현자

 

스노우와 화이트가 골라줬거든요.

저는 술은 잘 몰라서요.

 

 

 브래들리

 

영감들이?

그 녀석들도 마시자마자 잠들면서.

 

 

 현자

 

샤일록 바에는 비교적 얼굴을 내밀고 있으니까요.

... 어라.

 

 

문들 그늘에서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인물을 발견한다.

조금 전 브래들리와 부딪힌 소녀였다.

 

 

 현자

 

저기 있는 건...

 

 

 브래들리

 

아까 그 쪼만한 거잖아.

아까부터 날 따라다니고 있어.

 

보고 있기 답답한데, 말이나 걸어볼까.

 

 

 현자

 

엣! 서, 설마 어린애를 상대로 협박을 하려는 건 아니죠...!?

 

 

내 질문을 무시하며, 브래들리는 빠르게 소녀 앞까지 걸어가 버린다.

 

 

 브래들리

 

어이, 아가씨.

 

 

 소녀

 

......!

 

 

조마조마하며 눈치를 살피고 있는데,

뜻밖에도 브래들리는 시선을 맞추듯 소녀 앞에 쭈그리고 앉았다.

 

 

 브래들리

 

내게 볼일이 있는 거지.

 

 

 소녀

 

에. 저, 저기...

 

 

 브래들리

 

할 말이 있으면 해 봐.

내용에 따라서는, 이야기를 못 들어줄 것도 없지.

 

 

 소녀

 

아...

 

 

소녀는 조심스럽게 등 뒤에 들고 있던 것을 내밀었다.

 

그건 들꽃으로 만든 앙증맞은 수제 부케였다.

 

 

 소녀

 

... 아까 도와준 답례로 주고 싶었는데.

근데 계속 쥐고 있는 사이에 시들어 버려서...

 

리본도 제대로 못 묶어서 안 예쁘고.

그래서...

 

 

 브래들리

 

그러니까 뭐야.

제대로 네 입으로 말해봐.

 

 

 소녀

 

... 하지만...

 

 

 현자

 

(부케가 망가져 버려서 건네주기 힘들었구나...)

 

 

손에 든 꽃처럼 고개를 떨구는 소녀를 보고, 브래들리는 크게 숨을 내쉬었다.

그러고 나서 딱 하고 손가락을 튕겼다.


그가 교묘하게 훔친 것 3화

 

 

현자, 소녀

 

......!

 

 

브래들리가 손가락을 튕기자,

시들었던 꽃이 순식간에 기운을 되찾아간다.

 

반짝반짝하던 마법의 잔상이 완전히 없어졌을 때는

생동감 있는 부케가 소녀의 손안에 있었다.

 

 

 소녀

 

와아, 대단해!

멋져, 오빠!

 

 

 브래들리

 

이 정도는 별거 아냐.

마법사라면 누구나 할 수 있어.

 

그것보다 그 꽃은 어떻게 할 거지?

 

 

 소녀

 

......

 

저기, 오빠!

아까는 도와줘서 고마워요.

이거 답례로 받아주세요.

 

 

 브래들리

 

오우요.

 

 

 소녀

 

에헤헤... 저기, 미안해.

꽃은 기운을 차렸는데, 리본은 별로 안 예뻐서.

 

 

 브래들리

 

좋은 물건만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다니.

날 위해 만든 거라면, 가슴 펴고 넘겨.

 

내가 보물이라고 생각하는 게 보물인 거야.

 

 

브래들리가 부케를 들어 보이자, 소녀는 뺨에 홍조를 띠며 웃었다.

 

 

 소녀

 

응, 고마워...!

 

 

 현자

 

아까 그 아이, 기뻐해서 다행이에요!

브래들리, 너무 멋있었어요.

 

 

 브래들리

 

당연하지.

날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야?

천하의 대도적, 브래들리 님이라고.

 

어떤 것이든 훔쳐 보이겠어.

그리고...

 

 

브래들리의 한쪽 팔이, 꽉 하고 난폭하게 나를 등 뒤로 껴안는다.

나쁜 걸 가르치는 것처럼 은근히, 그러나 대담하게 웃으며 말한다.

 

 

 브래들리

 

네 녀석도, 나에게 보물을 바치고 싶으면,

언제든지 와라.

 

단, 얼이 빠지지 않도록 조심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