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기다리면서 1화
현자
앗!
뭐지 이거...?
어느 날 정오가 지났을 무렵.
산책을 나가다, 어쩐지 큰 침대와 마주쳤다.
라스티카
... 후아암...
현자님, 안녕하세요.
현자
라스티카!?
무, 무슨 일인가요?
이 침대는 도대체...
라스티카
낮잠을 자고 있었어요.
현자
낮잠?
라스티카
오늘 날씨가 너무 좋아요.
따듯한 햇빛을 즐기다 보면, 잠이 들거든요.
현자
(그래서 야외에 침대인가.
대담한 낮잠이야...)
조금 놀랐지만, 창공 아래의 침대도 아늑해 보여서 좋네요.
그러고 보니, 클로에는 같이 있지 않네요?
여느 때 같으면 둘이서 즐기고 있었을 텐데.
라스티카
클로에라면 오늘은 장을 보러 나갔어요.
루틸과 히스클리프와 함께 나들이를 간다며,
출발 전에 꽃 같은 미소를 지어 보였어요.
현자
그랬군요.
그래도 둘이 함께가 아니라니, 뭔가 좀 생소하네요.
라스티카
후후,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클로에와 저도 친하지만,
그 아이는 마법사에 온 뒤로 많은 친구들이 생겼으니까요.
현자
클로에, 친구를 갖고 싶다며 의욕에 넘쳐 있었죠.
라스티카
네. 그 애의 노력 덕분이에요.
분명 지금쯤 즐겁고 설레고 신나는 시간을 보내고 있을 거예요.
이렇게 크롤에의 미소를 상상하며, 그가 돌아오길 기다리는 시간도 저는 너무 좋아요.
현자
(라스티카다운 발상이야...
클로에가 들으면 좋아하겠네)
라스티카
그렇지.
괜찮으시면 현자님도 저와 같이 시간을 보내주실 수 있나요?
현자
저도 같이 있어도 괜찮나요?
라스티카
그럼요.
현자님과 공유할 수 있다면, 더 멋진 시간이 될 테니까요.
그리고 클로에가 없으면 역시 좀 외로워서.
현자
아하하. 저라도 괜찮다면 기꺼이요.
오늘은 쉬는 날이고, 라스티카와 여유롭게 보낼 수 있으면 저도 기쁠 것 같아요!
라스티카
감사합니다.
그럼 지금 바로 숲으로 떠나볼까요.
따뜻한 차에 맛있는 과자.
아름다운 녹색으로 둘러싸인, 소중한 애프터눈 티에 초대할게요.
친구를 기다리면서 2화
라스티카
<아모레스트·비엣세>
현자
와아...!
라스티카가 주문을 외우니,
테이블 세트, 티 세트, 다과가 차례로 나타난다.
빙글빙글 허공을 날으며 준비되는 다과회의 모습은 정말 근사했고,
보는 사람의 가슴도 뛰게 했다.
라스티카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현자님.
어서 앉으세요.
현자
감사합니다.
... 응? 으응?
이 의자 아직 떠 있는데...?
앗, 테이블도!?
라스티카 이거 아직 준비가 안 끝난 거 아닌...
라스티카
아뇨, 이걸로 완성입니다.
현자
엣?
라스티카
아까 테이블 세트들이 춤추는 모습을 굉장히 즐겁게 보고 계셨잖아요.
현자님도 같이 허공을 돌면 좋아하실 줄 알았거든요.
어떤가요?
현자
그, 그러게요.
즐겁습니다만, 다과회에는 조금 움직임이 격렬한 것 같은...?
라스티카
그럼 느릿한 미뉴에트 박자로 가죠.
둥실둥실 부드러운 리듬으로, 우리가 앉은 테이블 세트가 숲 속을 돈다.
현자
와아...
대단해, 놀이공원 커피잔 같아.
-
현자
너무 재밌었어요, 라스티카.
이런 다과회를 즐기는 방법도 있군요!
라스티카
기뻐해 주셔서 영광이에요.
저도 현자님의 빙글빙글 변화하는 미소를 볼 수 있어서 너무 즐거웠어요.
현자
아, 고양이다.
이런 숲 속까지 신기하네.
이리 온, 이리 온.
너도 라스티카와의 다과회에 참가하러 온 거니, 정말...
라스티카
역시 현자님.
잘 알아채셨네요.
현자
엣, 그래요?
라스티카
다과회에는 여러 분들이 오시니까요.
예전에도 많은 손님이 찾아오셨답니다.
고양이도, 새도, 개구리가 변신한 미녀도.
현자
개구리가 변신한 미녀...?
라스티카
네, 그때는 샤일록이 마법으로 개구리를 미녀로 변신시켰었어요.
둘이서 가끔 그런 놀이를 한답니다.
현자
그러고 보니 전에 그런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어요.
하나 둘, 하면 이상한 걸 하는 거예요.
라스티카
네.
샤일록은 절 즐겁게 해 주려고 개구리를 미녀로 만들었는데...
현자님은 역시 고양이로 하길 잘한 것 같아요.
그렇게 기뻐해 주시니까요.
현자
에...
... 엣!?
(설마 이 고양이... 개구리!?)
라스티카
어라, 왜 그러세요?
안색이 안 좋은 것 같은데...
현자
저, 저기, 라스티카.
이 아이를 원래 모습으로 돌려놓은 건,
될 수 있으면 제 무릎에서 내리고 나서...
라스티카
후후.
재밌는 말씀을 하시네요, 현자님.
현자
라스티카?
라스티카
안심하세요.
그 고양이는 진짜 고양이니까요.
현자
뭐, 뭐야. 다행이다...
혹시 개구리였으면 하고 생각하니, 조금 두근거렸어요.
라스티카
... 아마.
현자
엣, 아마는 뭐예요!?
라스티카
듣고 보니, 아까 개구리를 발견해서,
뭔가 마법을 걸지 않았나 싶은...
현자
어느 쪽인가요~!
친구를 기다리면서 3화
현자
라스티카.
근사한 다과회 감사했습니다.
라스티카
고맙다고 할 건 제 쪽이에요.
현자님 덕분에 뜻하지 않게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현자님, 조금 더 저와 어울려줄 수 있으실까요?
그렇게 말하며, 라스티카는 마법으로 등을 꺼냈다.
무척이나 정중하고 예의 바르게 고개를 숙이며,
나에게 손을 내민다.
저 타오르는 하늘로, 저와 산책을 나갑시다.
라스티카의 빗자루 위에서 보는
석양에 비친 마법사의 경치는 너무나 아름다웠다.
현자
테이블 세트랑 같이 떠올랐을 때도 재밌었는데,
빗자루로 나는 것도 역시 기분이 좋네요.
라스티카
좋아해 주시니 기쁘네요.
바람은 춥진 않습니까?
현자
전혀요!
라스티카
그럼 다행이네요.
저는 이 해 질 녘 경치를 보는 게 너무 좋거든요.
따뜻한 주황색이 되더니 엄숙한 금빛으로 변하죠.
그리고 남색이 하늘을 감싸며 별들을 데려와요.
몇 번을 봐도 질리지 않는 광경이에요.
오랫동안 평온하게,
그가 말한 아름답게 변해가는 풍경을 보고 있었다.
그러자 뒤에서 흥겨운 콧노래가 들려온다.
현자
좋은 노래네요.
라스티카가 만든 건가요?
라스티카
네.
오늘 있었던 일을 노래로 만들어서 클로에에게 선물하려고요.
현자
와아, 좋네요!
클로에도 분명 좋아할 거예요.
... 아, 제 말하면 온다더니!
봐요, 저쪽에서 빗자루로 날아오는 세 명.
클로에 일행이죠?
돌아왔나 봐요.
라스티카
정말이네.
현자
라스티카, 정말 기뻐 보이네요.
똑바로 클로에를 보며 미소 짓는 모습은, 그의 감정이 비치는 듯했다.
클로에도 이쪽을 보며, 뛸 듯이 손을 흔들고 있었다.
라스티카
후후.
저의 소중한 친구가 『다녀왔어』라고 해 주는 걸 상상했더니, 그만.
그리고 돌아온 클로에에게,
어떤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지 잔뜩 들을 수 있을 테니까요.
대신 저와 현자님의 멋진 시간을 그에게 알려줄 거랍니다.
고양이가 된 개구리로 여겨졌던 고양이 이야기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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